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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시운이 이야기.

 

 

시운이와 보리는 지금도 자주 싸우고 자주 다정하고 자주 같이 논다.

시운이는 작년 5월 2일에 7개월째 되었을때 우리집에 왔다.

중성화 완료된 수컷이었고 병원에 있어서 예방접종 1차가 완료된 상태였다.

 

처음에 시운이가 왔을땐 보리는 많이 화를 냈고 3일동안 내 침대위에서 내려오려 들지 않았다.

 

그러다가 곧......

이렇게 둘은 같이 놀게 되었다.

 

놀다가 싸우기도 하지만 곧 꼬옥 껴안기도 하고

보리는 시운이의 엉덩이를 핥아주고 머리도 핥아주고

아주 좋아하고 예뻐한다.

 

성격이 아주 까칠한 큰누나 커피랑 같이 캔을 나눠먹는 사이도 되었다.

 

내가 밥을 먹으면 늘 저기 식탁의자에서 나만 바라보고 있다.

음식이 떨어지길 기다리는것이다.

 

엄마의 실내용 사이클위도 금방 정복했다.

 

 

때때로 맥주도 마시고 싶어하기도 하고

 

아지만 아기라 많이 잤다.

 

캣타워를 처음엔 못올라갔었다.

아이가 캐이지에 많이 들어가있었던듯..

점프나 뛰는것이 영 션찮았다.

병원냥이었다는데 무척 잘 돌봐주시고 예뻐해주셨던거 같지만

대리석 바닥이라 뛰어다니긴 좀 그랬겠지.

 

그러다 우리집에 온지 사흘만에 캣타워도 올라가게 되었을때다.

 

시장본 비닐을 아주 좋아한다.

비닐만 보면 들어가있고

특히 세척 사과의 사과껍질 비닐을 가장 좋아한다.

너무 좋아한 나머지 나몰래 조금 떼어먹었다가 큰일이 날뻔한 적도 있었다

 

이제는 내 고양아들 보는 앞에선 세척사과 껍질은 절대 버리지 않는다.

 

 

상자를 좋아해서 종종 이렇게 만들어주지만

사흘쯤 좋아하다가 싫증을 낸다.

시운이는 새박스를 좋아하는것 같다.

 

 

엄마의 침대뒤.

뭔가 소리가 나서 보니 저렇게 갸우뚱? 하고 쳐다보고 있다.

 

시운이는 사람을 바라볼때 항상 갸우뚱하고 쳐다보는데

동물은 눈앞에 코가 있어서 사람을 잘 보기 위해 그런거라고 누군가 말해준적이 있다.

시운이는 아마 천재고양이인것 같다.고 생각했다.

 

잘때도 상남자 스타일로 누워서 잔다.

시운이가 지나간 자리엔 털이 저렇게 많다.

아토케어를 열심히 밀지만 소용이 없다.

하루면 저렇게 다시 돌아감.

 

그러다가 어느날엔 에어컨 위까지 정복.

시운이가 냥. 나를 봤냥. 하고 말하고 있다.

 

어찌나 영리하고 몸이 가벼운지..

저때만해도 아주 날씬했다.

 

 

형이 도와주면 모험도 하는 시운

저 빨래걸이는 보리때부터 고양이들의 모험장소로 자주 이용되어왔다.

 

 

나는 시운이를 만나서 정말 좋다.

시운이는 정말 못생긴 고양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들어서는 왕자님처럼 잘생기고

굉장히 영리하게 생겼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먹을것을 좋아하는것도 어쩌면 엄마와 같은것을 먹고 싶은 마음이 아닐까

생각이 되고 항상 혼자서도 잘 노는걸 보면 얼마나 기특한지 모른다.

 

시운이가 가장좋아하는 장난감은 강아지풀 모양의 막대기 장난감.

새것도 좋아하지만 열심히 가지고 놀다가 털만 남아도 그걸 아주 좋아하며

던졌다가 받았다가 하며 논다.

 

그렇게 혼자서도 잘 놀고

요즘 다섯살을 앞두고 부쩍 잠이 많아진 보리형아가 깨면

지금처럼 우다다다 같이 같은 방향으로 뛰어갔다 뛰어오며 놀기도 한다.

 

심심하면 우냐아앙

하고 운다.

 

가끔 베란다밖을 산책 나가고 싶을땐 꼭 그렇게 우는거 같다.

 

내가 글을 조금 더 잘 쓰지 못하는건 유감이다.

시운이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글로 다 남길수가 없다.

 

지금은 형이 도망가니까 쫒아가며 공중 돌기를 했다.

두놈이 뛰기 시작하면 집안이 시끄러워진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아주 즐거워한다.

둘이 많이 어지르고 어느날엔가 둘이 형 방의 벽지를 다 뜯어놓은적도 있지만...

 

그나저나 벽지를 뜯어놓은 상태로 놔두는건 풍수지리상 아주 안좋다고 한다.

 

하지만 어쩌지 또 뜯어놓을건데...

 

이제 우리집에 온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시운이가

얼른 내가 진짜 엄마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개냥이지만 너무 독립적인 시운이가 서운할때가 있다.

무릎에도 올라오고 내가 입을 내밀면 뽀뽀도 해주는 시운이가 되었으면...